검색결과
  • 연두빛 봄

    연두빛 봄

    꽃이 피고 지는 동안에 땅은 숨구멍을 열었고, 그 숨구멍으로 따뜻한 바람이 드나드니 어느새 버드나무에 여린 잎이 돋았습니다. 하늘과 땅의 약속이 릴레이처럼 펼쳐지더니 지리산의 봄

    중앙선데이

    2012.04.14 00:17

  • 새벽

    새벽

    물바람이 물안개 속을 거닐고 지나갑니다. 물보라 일으키는 여울로 다가갑니다. 물소리조차 갓밝이 세상에서는 고요합니다. 서늘한 가을 강, 시린 아침입니다. 지나가는 새도, 가끔 보

    중앙선데이

    2009.09.26 23:02

  • 하얀 세상

    하얀 세상

    좀체 기세가 꺾이지 않는 추위와 폭설이 나날이 이어집니다. 이곳에서는 섬진강 물이 얼면 된추위가 왔다 합니다. 그러나 대개 이삼 일이면 얼음이 풀리는데, 요즘은 섬진강 얼음이 더

    중앙선데이

    2011.01.08 01:01

  • 가슴 찡한 큰절

    가슴 찡한 큰절

    마음이 심란하거나 침묵이 그리울 때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내딛는 걸음만큼 생각이 사라지는 듯합니다. 오래된, 작은, 외진 절집에 가도 종교와 상관없이 그냥 마음이

    중앙선데이

    2011.09.04 02:03

  • 부처님 생일상

    부처님 생일상

    아는 스님이 초파일날 아침상을 같이 들자고 해서 스님 도량으로 내려갔습니다. 서로 간에 마음을 내어 만나는 사이인지라 도량 가는 발걸음은 항상 가볍습니다. 도량 주인은 말과 행동

    중앙선데이

    2012.06.02 18:06

  • 팔순 농군

    팔순 농군

    허리 굽혀 풀 베고, 무릎 굽혀 잔돌 치워가며 당신의 논을 힘 없이, 쉼 없이 다니십니다. 돌 틈에 난 풀에 벌레가 ‘오글오글’ 붙어 있다고 마른 풀로 불사르고, 더러 축대 높은

    중앙선데이

    2012.06.17 00:49

  • 연기처럼 한세월

    연기처럼 한세월

    구박을 피해 맨발로 데크에 나가 담배 한 모금. 몽실몽실 피어나는 연기, 산바람에 스러진다.아래, 절집에서 나는 목탁 소리가 크거니, 작거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숲을 쓰다듬는다

    중앙선데이

    2008.10.18 14:16

  • 겨울나무

    겨울나무

    싸늘한 공기가 발목의 차가움으로 다가와 코끝이 쨍합니다.차가운 색온도를 끝까지 올린 푸른 하늘은 눈과 마음을 깊숙한 넓이로 들뜨게 합니다.겨울은 차갑고 아름답습니다. 갓 태어난

    중앙선데이

    2008.12.20 15:48

  • 노란 봄소식

    노란 봄소식

    막 점심을 끝낸 노곤한 오후, 마실 삼아 동매 마을에 있는 ‘전업 총각’ 박남준 시인 집에 갔습니다. 박 시인이 전주 모악산에 살면서 애지중지 키우던 복수초가 악양의 볕 밝은 곳

    중앙선데이

    2009.02.21 17:03

  • 눈보라

    눈보라

    장이 섰습니다. 둥근 연탄 화덕 탁자의 벌건 연탄불도, 비벼 대는 언 손들도, 주막집 아줌마의 맛깔스러운 반찬들마저 모두 부산합니다. 해장 막걸리에 들떠 떠들다 창밖을 보니 눈보

    중앙선데이

    2009.02.01 02:22

  • [어린이 책 BOOK] “산골서 몸 쓰며 사니 생각이 깊어지네요”

    [어린이 책 BOOK] “산골서 몸 쓰며 사니 생각이 깊어지네요”

    “도시 사람들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지만 시골에서는 어제를 돌아보며 오늘을 살아요. 그런 되돌아봄이 참 좋네요.” 귀농 10년차. 사진가 이창수(49·사진)씨는 편안해 보였다.

    중앙일보

    2009.11.14 01:29

  • 동네 밴드

    동네 밴드

    놀이는 즐겁습니다. 좋은 친구들과 같이 놀면 더 즐겁습니다. 두들기고, 튕기고, 불고, 흔드는 악기까지 끼어들면 놀이는 극상으로 올라갑니다. ‘동네밴드 겨울나들이’ 두 번째 공연

    중앙선데이

    2009.12.19 14:11

  • 정화의 빛

    정화의 빛

    나이 ‘오십’이면 장년도 중년도 지난 늙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어사전에 ‘중년’도 마흔 안팎이라니 ‘오십’이면 그냥 늙은이입니다. ‘늙은이’는 좀 거북하니 ‘중늙은이’ 정도로

    중앙선데이

    2009.12.26 14:25

  • “우리는 하동댁”

    “우리는 하동댁”

    ‘하나 되게 따뜻하게 위대하게 역시 하동!’ 표어를 달고 제27회 하동 군민의 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죽어라 달리고, 힘껏 던지고, 함께 당기고, 순간 들어올리고, 정신 없이 뒹

    중앙선데이

    2011.04.23 00:45

  • 행복을 주는 사람

    행복을 주는 사람

    그는 항상 바쁩니다. 홀로 지내는 그는 집 안팎을 바삐 오가며 쉼 없이 움직입니다. 그 집 마당에는 소꼴이 수북이 쌓여 있고, 처마에는 씨 옥수수가 매달려 있고, 수돗가에 놓인

    중앙선데이

    2010.09.12 02:25

  • 할머니의 벌초

    할머니의 벌초

    추석을 앞두고 마을 사람이 모여 ‘공동산’ 벌초작업을 했습니다. ‘공동산’은 연고 없는 묘가 많은 마을의 공동묘지입니다. 마을 조상님들이 계신 곳이라 이즈음에 한 번씩 깨끗하게

    중앙선데이

    2010.09.18 22:19

  • 들판은 풍성한데…

    들판은 풍성한데…

    가벼움에서 무거움으로 그리고 다시 가벼움으로-. 살아가는 것도, 계절의 흐름도 그런 것 같습니다. 봄에 시작한 가벼움이 가을의 무거움을 지나 겨울로 가고, 여린 초승달이 꽉 찬

    중앙선데이

    2010.09.25 00:21

  • 은어 낚는 맛

    은어 낚는 맛

    화개다리 근처는 긴 장대로 은어를 낚아채는 놀림낚시를 많이 합니다. 씨은어로 다른 은어를 낚는 놀림낚시는 방법이 치사하지만 기발합니다. 씨은어 꼬리에 낚시 바늘을 꿰어 은어 떼가

    중앙선데이

    2010.07.17 21:12

  • 감 할아버지의 자신감

    감 할아버지의 자신감

    “KBS에서 왔어, MBC에서 왔어?” “아뇨. 노전마을 살아요.” “길거리에서 찍지 말고 저~우에 우리 감 밭에서 찍어. 금방이야.” 순하게 생긴 할아버지의 ‘저~ 우에’와 ‘

    중앙선데이

    2010.11.07 01:30

  • 선비의 고장, 하동

    선비의 고장, 하동

    하동향교 대성전에서 ‘춘기석전대제’가 열렸습니다. 석전대제는 우리의 삶 속에서 가르침을 주신 공자를 비롯한 선현들께 제사를 드리는 보은의식입니다. 보은사상은 여태 이어온 양반 문

    중앙선데이

    2011.03.20 00:00

  • 누런 단풍의 매력

    누런 단풍의 매력

    가을이 다 가도록 겨울 채비를 못했습니다. 지난해에 준비한 장작을 야금야금 없애다 보니 이제 바닥이 드러났습니다. 뒤늦게 마음이 급해져 땔나무를 찾을 겸 숲길을 걸었습니다. 찻길

    중앙선데이

    2010.11.13 18:10

  • 감에서 곶감으로

    감에서 곶감으로

    지금 악양엔 집집이 곶감 깎기에 여념 없습니다. 품앗이처럼 돌아가며 깎든지, 품을 주든지, 친구들을 알음알음 모아 깎든지, 여하튼 지금 악양은 바쁜 늦가을이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중앙선데이

    2010.11.28 00:24

  • 진짜 임진년 새해

    진짜 임진년 새해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 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앳된 얼굴 솟아라.” 젊을 적 신나게 불렀던 노랫말에 나오는 그런 해가 떴습니다. 털모자에 장갑 꼭 끼고,

    중앙선데이

    2012.01.21 03:09

  • 슬픈 사랑의 꽃

    슬픈 사랑의 꽃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초가을에 비가 내렸습니다. 마을 근처 숲길에 ‘이제 가을이다’ 하며 꽃무릇이 피었습니다. 숲은 아직 녹색빛이 역력하기에 붉은빛 꽃무릇이 눈길을 확 잡아끕니

    중앙선데이

    2011.09.18 01:07